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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신건강복지법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

[가작] SPIRIT

  • 작성일2017-07-14 09:59
  • 조회수395
  • 수상자김O린

<SPIRIT>

2008년 처음 고3때 병이 시작된 후, 2014년에서 2015년 까지를 성안드레아 병원에서 지내고 2015년 8월 정도에 하얀 마음으로 주거 시설에서 입소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2017년 5월까지 거의 2년이라는 기간을 하얀마음과 어우러기를 다니며 회복의 과정을 겪어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삶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찾고 내 안의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10데시벨’과 ‘니나내나’를 하게 되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의 안에서는 많은 감정과 생각이 꿈틀거리는 시간들 이였습니다. 앞으로의 다짐들과 행보들이 저를 말하겠지만, 저의 제목을 SPIRIT 이라고 말한 이유가 있습니다. 명덕외고를 나온 저는 엘리트 코스만을 고집해 왔습니다. 저의 친구들이 모두 좋은 대학 좋은 스펙을 고수 했으므로 저 스스로도 어떠해야 한다며 평가를 높여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유도 없이 영혼없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좀비 같은 삶에서 해방되기로 했습니다. 나는 나만의 삶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고 저의 이야기를 써내려 나아가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닌 나만의 삶을 살아 나아가자. 나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삶, 그렇게 영혼이 살아있는 삶이 내가 바라는 삶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하얀마음에서>

하얀마음은 제가 다니고 있는 주거시설입니다. 하얀 마음은 정말 은혜로운 곳입니다. 많은 것들을 배우게 해주었고 제가 다시 입원하는 절차를 반복하지 않고 여러 부분에서 비장애인처럼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용기와 희망을 준 곳이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저를 받아 주고 가르쳐 주시고 기다려 주시고, 힘을 주시고, 공동생활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잘못할 때에도 타이르시고, 용서해주시고, 교훈으로 옳은 길로 인도해주시고, 어른이 되는 길을 알려주시고, 회복으로 가는 길을 지지해주신 하얀마음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2년이라는 많은 기간 동안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관점을 내 안에서 밖으로 바꿔낸 점, 각자의 역할에 따라 집안일을 한 점, 요리를 배운 점, 규칙이라는 것에 맞게 살아가는 것을 배운 점,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난 점, 약을 꼬박꼬박 먹는 법을 배운 점, 내 컨디션 보다 무리 하지 않은 점, 내 페이스에 맞게 일을 적용하는 점, 정리정돈 하는 법이었습니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은데 벌써 2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동안 제가 회복한 부분이 있다면 불안 우울 했던 부분이 없어지고, 기분이 항상 편안하고 기쁘고 행복하다는 점입니다. ‘하얀 마음’에서는 매일 저녁이면 ‘행복일기’를 씁니다. 항상 저녁이면 ‘기쁘다’, ‘행복하다’ 에 체크하는 저를 볼 때면 많이 회복되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 혼자만의 회복은 안 되는 것을 압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하며 혼나기도 하기 때문에 아직 많은 부분에서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약 때문인지 혼자 기분이 좋아있습니다. 혼자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라 타인을 생각해야 하는데 공동생활 그것이 조금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 타인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나만의 세계에서 나와 사회생활을 하며 중심잡기 연습을 조금씩 해 나가고 있습니다.

<어우러기에서>

어우러기는 제가 현재 살고 있는 사회복귀시설로 이용시설입니다. 어우러기는 출퇴근하는 사회생활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와 같이 힘든 병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이곳에서는 부서활동도 하고 제가 가진 능력을 계발하며 회원 스스로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들이 많아서 신문도 읽고 영어 공부도 하고 스스로 자기계발에 열심히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우러기의 회원들 모두 아무 것도 안 하는고 멈춰있는 것이 아니고 병이 있어도 일반인과 똑같이 다들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언론이나 미디어 등에 나오는 모든 것이 편견이라는 것 입니다. 다들 이상하고 괴물같은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하게 자기 관리하고 인격 있고, 사연 있고, 마음 있고, 존재 가치 있는 사람들입니다. 고등학교 졸업이후 소외감만을 느껴오던 예전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하나의 부서에 속해 있다는 것이 따뜻했고 공동체라는 것이 함께라는 것이 저를 안식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우러기에서는 팀에서 팀장도 하고, 부서활동에서 부팀장도 맡고 있습니다. 저는 그게 나쁜 스트레스라기보다는 좋은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아서 생활에 리듬감을 회복하고 신선함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좋아서 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전 그런 부분이 적응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지금은 신회원 적응 반으로 들어가 부서활동 업무를 수행중입니다.

<10(텐)데시벨에서>

10(텐)데시벨이라는 말은 옆사람에게 귓속말로 말할 때 들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소리를 말합니다. 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들의 그런 작은 소리를 들려주겠다는 의미의 10(텐)데시벨이란 곳인데 취지가 좋아서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즉, 인권 TALK 을 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부된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해서도 가르쳐 준 곳이 이곳입니다. 그곳에서 더 정신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에게 적용되는 세상의 잣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나의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어 보며 더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수기쓰는 것, 일러스트 그리는 것, 등을 가르치시고 양성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촛불하나가 많은 빛으로 번지는 것처럼 우리들의 빛이 세상을 밝혔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다니고 있습니다.

<니나내나에서>

“니나내나” 란 “너나 나나 똑같은 인간이다” 이런 뜻을 가진 그룹명입니다. 니나내나에서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분들과 인디밴드와 함께 올해 11월 11일을 목표로 해서 콘서트를 목표로 함께 음악을 해보는 활동을 합니다.

제가 니나내나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음악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기 도 하고 또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합동 무대로 어떤 무대가 탄생할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신선하고 취지도 좋아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보컬을 맡았습니다. 호랑이와 아들들이라는 인디밴드를 통해서도 많은 것들을 배울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부르는 음악으로 사람들을 터치 하면 어떤 느낌일까 ? 뻔한 느낌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봤던 ‘소중한 꿈’ 하나가 저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것이 저조차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제가 콘서트를 할 수 있다니! 이런 기회를 준 담당자들과 인디밴드 분들께 감사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정신질환 정책에 바라는 점>

정신병을 선입견이 아닌 바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많은 캠페인과 방송과 인식개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제 해결은 약물관리와 자기관리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언론과 거짓된 마녀사냥 등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과 병이 있어도 치료받지 못하는 환우들과 초기 발병에 진료에 필요성을 느끼도록 인식개선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세상의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혹시나 병으로 인해 자살이나 자해 등 탈선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홍글씨’ 낙인을 없애고 병이 깊어지기 전에 치료를 받거나 상담을 받도록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온화하게 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개정된 복지법으로 인해 왈가왈부가 많을 것으로 알지만 일단 주사위는 던져졌고, 음식은 먹어봐야 안다고 했습니다. 많은 환자들의 인생과 미래의 일부가 걸린 문제라는 것을 알고 진정성 있게 지켜보고 보듬어 주듯이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젊은 시간을 모두 병원에서 보낸 나로써는 병원에 강제 입원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이 많습니다. 외래로 할 수 있는 일을 꼭 입원을 해야만 하나. 싶기도 하고 강제 입원에 대한 필요성의 여부와 약의 부작용에 대한 합작품이 만들어 낸 나의 이십대가 아프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지금은 긍정적으로 잘 살고 있기 때문에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기로 하긴 하지만. 다시 꺼내고 싶지 않은 아픈 과거중 하나로 생각되므로, 내 개인적 견해로는 지금 법이 아주 잘 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입원 절차가 까다로워 졌고 더 합리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한 의사의 결단이 아닌 더 많은 절차를 통해 입원의 이유와 타당성을 더했으므로 억울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그리고 입원 후에도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에 통보 할 수 있다는 것도 진보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배려와 관심 감사하고 잘 시행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전 이번 권리고지의 내용들이라든가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등이 한 보 앞으로 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바라는 점은 장애인이라고, 병자라고 해서, 소위 돌봐준다는 분들께서 나는 정상인인데 뭐라며 소 코 꿰듯이 끌고 가려는 태도는 버리고, 사랑으로 하나의 인격체를 보살피고 가르쳐서 인격적 존엄성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가져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책으로라도 이 조항을 넣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안 그러면 상이나 벌을 주는 체제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안그래도 입원으로 인해 곤두서 있는 정신과 몸과 마음이 많이 다치고 상하고 의사와 간호사 보호사의 태도 하나하나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부디 상냥하고 직업에 맞는 태도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작은 의견을 하나 내봅니다.

퉁명스런 말투 하나, 존대 없는 말솜씨, 무시하는 태도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고 나를 밑으로 하락시키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냥 그렇게 비장애인을 대하듯이 사람을 대하지 않고 정신병자 대하듯이 대하는 태도 하나하나가 우리를 무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배려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나 인격적으로 존엄성을 인정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병원생활은 두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정책적으로는 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나 적정한 선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더 구체화 된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본보기 되는 타국을 스승삼고 무엇보다 언론의 독단적인 보도와 비타협적이고 자극적인 선동을 질시하고 규제해야 할 것입니다.

또 입원환경을 더 인간이 살 수 있게끔 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장기입원으로 1년을 살아본 결과 밖과 안의 차이가 너무 격심하기 때문에 이래서는 퇴원 후의 적응이 쉽겠는가 싶기 때문입니다.

  • 담당부서정신건강정책과

  • 전화번호044-202-3857

  • 최종수정일2023년 08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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