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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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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우리 모두는 연기되어 있다

  • 작성일2017-07-14 13:32
  • 조회수275
  • 수상자이O진

<우리 모두는 연기되어 있습니다.>

저는 정신질환 당사자입니다.-이하 당사자라고 칭합니다.- 병명은 조현병입니다. 현재 나이는 35세이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22세 군복무 중에 조현병이라는 희귀하고도 무서운 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리고 13년을 이 병과 함께 해왔으며, 9년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에도 참여를 하여하고 있으며, 당사자 모임에도 작년 7월 경부터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권유로 10년 전부터 일관도라는 수행단체에 다니고 있으며, 작년에는 정토회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올해 2월에 졸업하였습니다.

저는 2003년 군복무 중, 상병 3호봉 때 발병하였습니다. 발병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저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꼭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 샤워실의 물소리는 마치 폭포수같이 귀를 찢듯이 크게 들렸습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하여서는 배식으로 나오던 국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보아서 도저히 그 국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7개월을 군정신병원에서 보냈는데, 그 때의 기억은 저에게는 큰 어둠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나서는 전 상병 말호봉이 되었습니다. 의가사제대는 그 때의 저로서는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았습니다. 부모님과 형의 판단으로 전 군대에 복귀를 하였으며, 자살소동을 벌여서 군병원에 입원하게 된 만큼, 원래 제가 속한 부대로는 복귀할 수 없었으며, 본부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상병 말호봉에 다시 자대를 바꾸어서 군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본부대에 속하여 부대원들을 보니, 저보다 2개월 빠른 선임병과 동기가 한 명 있었으며, 나머지는 전부 후임병이었습니다. 군생활에서 병장을 달기 직전이면은 군내무반을 이끌고 지휘하는 입장이 되어야 하는 위치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군병원에서 약물로 치료하며 겨우겨우 살아오던 저였으니, 군대에서 원하는 카리스마나 통솔력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후임들이 저를 무시하듯이 생활하였습니다. 그 때에 제 스스로가 비참함을 크게 느꼈습니다. 한 후임 녀석이 저에게 “뭘 꼬라보노?”라고 말했을 때 후임 녀석이 저에게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이 군대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인데, 저는 그것을 참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후임병이 저에게 그 정도로 말을 할 정도로 저는 군생활을 잘 하지 못 하였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의 권유로 만기제대 한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의 부모님의 선택이 옳으셨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만기제대를 못 하면은 현실에서는 불이익을 많이 당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들은 정신과 약을 복용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3가지입니다. 첫 번째가 약물부작용, 두 번째가 대인관계의 어려움, 세 번째가 취업생활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세 번째 취업생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행이도 문제가 적은 편에 속합니다. 올해 공무원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처음 복용한 약물은 리스페달이었습니다. 조현병 당사자의 경우에는 환청과 망상이 대표적인 주 증상입니다. 다행이도 저에게는 환청은 없었고 망상은 심하게 있었습니다. 관계망상, 종교망상, 피해망상, 색정망상 등 일반인의 사고 범주를 넘어서서 일반적인 생각 의외에는 망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당사자들이 약을 복용하면 환청은 대부분 잡아지게 되며, 남아있는 주증상은 망상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망상유형이 피해망상입니다. ‘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는데, 내가 못 생겨서 그런 걸꺼야!’ ‘사람들이 속으로 자기들끼리 내 흉을 보고 있는 것 같애.’ 이런 것들이 피해망상입니다. 다행히도 저는 13년의 투병생활 중 3년 정도 전부터 마지막 남은 망상이 사라졌습니다. 뿌리채 뽑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가끔씩 밤에 우울한 기분이 들 때를 제외하고는 크게 문제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당사자들은 정신과약을 복용합니다. 정신과약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나 독하기 때문에 약을 복용한 당사자는 하루에 수면시간이 10시간정도 되거나 더 될 수도 있으며, 식욕이 크게 증가하여 살이 엄청 찌는 경우를 볼 수가 있습니다. 당사자들은 이 살 찌는 문제로 크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약 부작용의 경우에는 저는 한 약을 오래 복용하여,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새로운 약으로 교체하려고 하면은 약 부작용을 경험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프로이머라는 약물로 고생을 하였기에 저도 약 부작용이 심각함을 알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은 또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해결 된다면은 당사자의 큰 문제 중 하나는 해결 한 것입니다. 저도 아직까지도 대인관계가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인이든 당사자든 평생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군생활에서 대인관계가 좋지 못 했으며, 아르바이트를 할 적에도 저를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대인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현재도 이 경향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관계의 실수도 좀 있는 편입니다. 제가 말을 하고 나서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 경솔하게 말한거 아닐까?’ 그리고 부산 당사자 활동을 할 적에도, 회장님과 회원의 의사소통을 제 주관대로 해석하고, 원할하게 윤활유 역할을 하지 못 하였습니다. 이렇듯 아직도 문제도 많이 있으며, 사건사고도 일으키곤 합니다. 그러나 처음 군생활을 하였을 때보다는 많이 유해진거 같습니다. 호불호가 강한 성격이 아직도 남아 있기에, 이 점은 앞으로 좀 더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인관계를 잘 하는 요령은 모릅니다. 다만, 최근에 들어서 느낀 점은 ‘실수하였더라도 반성하고 다시 시도하면 된다.’입니다.

저는 32살에 공무원시험에 도전하게 됩니다. 제 스스로의 능력치를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했던 저는 5급 기술고시도 합격가능 할거라는 허황된 믿음도 있었죠. 지금은 조금은 더 현실적이 되었지만, 아직도 약간은 이런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9급을 합격하고 7급을 보고, 7급을 합격하고 5급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전 현재 9급과 7급 두 급수 모두에 응시하고 있습니다. 32살에 시작하여서 하루에 6시간이상을 꾸준히 일주일간 한다는 것이 그렇게 저에게는 어렵더군요. 3일 하고 하루 쉬고, 2일 하고 하루 쉬고 이랬던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 공무원시험 준비생으로서 점수를 매기자면은 처음 시작 할 때는 최하점을, 현재는 중간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장애전형이라는 것 때문에 너무 쉽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노력도 합격할 만큼 충분히 하지 않았구요. 올해는 35살이 되었고, 너무 늦은 나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공시생의 길을 걸었던 한 형의 경우에는 2년 전에 합격하여, 현재 9급 일반행정 직렬로 민원센터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도 올해는 결과가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하려고 합니다.

30살 대학 졸업 후에 자취생활을 끝마치고, 본집에 거주하면서부터 저의 회복은 빨라졌습니다. 망상이 사라지게 된게 본집에서 거주하면서 부터입니다. 32살까지는 어머니와 많은 다툼이 존재하였습니다. 내 자신이 이 병에 걸리게 된 것이 어머니 때문이라고 어머니께 닦달하기도 하는 등 어머니 속을 많이 썩혔습니다.

작년에는 정토회라는 수행단체에서 봄불교 대학을 다녔고 졸업하여 법명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불교대학에 다니게 된 이유는 결국 정신적인 문제의 근본은 마음을 아는 것이며, 마음을 닦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난 지금 드는 생각은 자기자신을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관계가 소중하기에 남과 더 친하게 지내자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는 수험생활에 집중하고 있으며, 하루를 간단하게 3배나 108배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걷기운동도 1시간 40분 정도, 1만 3천보 가량을 걷구요.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남과 나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으로, 나의 행복이 너의 행복이며, 너의 불행이 나의 불행이라는 것입니다.‘ 이 마음 가짐이면은 일반인과 당사자의 시선이 변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저도 당사자가 되지 않았다면은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심했을 것입니다. 지금 일반인들도 정확하게 보지를 못 하기에, 당사자에 대한 편견이 있을 것입니다. 서울, 대구, 부산, 대전, 각 지역에서 정신장애에 대한 당사자활동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이 당사자들이 좀 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경제적인 지원과 따뜻한 격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연기법으로 세상을 바라본 다면은 당사자나 일반인이나 똑같이 행복해지는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 담당부서정신건강정책과

  • 전화번호044-202-3857

  • 최종수정일2023년 08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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