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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신건강복지법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

[가작] 나의 고민이자 나의 역할

  • 작성일2017-07-14 10:34
  • 조회수270
  • 수상자오O미

<나의 고민이자 나의 역할>

고민,
21살 꽃다운 나이에 어두컴컴하고 칙칙한 병원에 있었다. 그 곳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병원이라는 곳이었다. 21살에 나는 친구 따라 정신질환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입원한 ‘정신병원’이라는 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곳의 생활은 각자의 삶이 없어보였다. 소위 ‘이상하다’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어울리는 곳이었다. 그곳은 여러 명이 있는 공간이었지만, 혼자인 공간이었다. 이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서로를 쳐다보지 않았고 1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들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혼자만의 세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내가 그들의 눈에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TV의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드라마는 잘생기고 멋있는 주인공들이 많이 나오는 드라마였고, 여자주인공이 남자인척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내용이었다. 그 드라마를 한 환자(병원에서는 환자라고 하기 때문에 편하게 환자라고 하겠다)와 같이 보고 있었다. 그 환자에게 나는 물었다. “저 저 드라마 좋아해요 남자주인공이 정말 멋있어요! 저 드라마 보고 계신 거에요?”그 환자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그 환자가 TV를 보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 환자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 환자의 눈은 TV를 향해 있었으나 눈빛은 공허해보였다. 나는 그 순간부터 이 환자에 대해서 이 병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다. 한 공간에 여러 명이 서로 이야기조차, 관심조차 갖지 않게 되는 이 병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다.

어느 날 놀이치료라고 하여, 레크리에이션 하는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레크리에이션은 재미있었다. 하지만 환자들은 재미를 느끼고 있는 거지 모를정도로 무감각해져있었다. 왜 이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모든 것에 무감각한 것일까..? 너무 나도 의문이었다. 혹시 진행자의 기술이 부족한 것일까? 담당자에게 말하여 나는 레크리에이션을 도전해보았다. 이 사람들을 웃고 즐기게 만들겠다는 포부로 진행을 하였다. 나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다 스피드 퀴즈라는 것을 준비하였다. 조를 나누어서 스피드 퀴즈를 내는 것이다. 동물, 과일, 시장이라는 3가지의 주제를 선택하게 한 다음 단어를 몸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1조가 선택한 주제는 동물이었다. 조장은 나와서 조원들에게 코끼리, 사자, 호랑이, 나무늘보 등을 몸으로 표현하였다. 조장은 말을 하지 못해 답답해하였고, 조원들은 조장의 몸짓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맞히지 못하였다. 2조, 3조 모두 비슷한 점수를 내었다. 간호사들의 평가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재미었었다는 평가를 해주었다. 내가 궁금하였던 것은 레크리에이션을 참가한 당사자들의 평가가 궁금하였다. 당사자들은 그리 좋지 않은 평가를 해주었다. 대부분 어려웠다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 이유는 항상 주변에서 모든 것을 해주는 것에 익숙해있던 사람들에게 너가 맞혀봐라, 너가 문제를 내봐라, 너가 어떤 주제를 할지 골라봐라, 사람들하고 어울려봐라, 조장을 뽑아봐라, 앞에 나서봐라 등등 나는 그 사람들에게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민’들을 던져주었다. 병원에 아파서 입원해본 사람들은 병원의 시스템에 대해서 알 것이다. 아침 6시에 체혈, 혈압체크, 아침 8시에 아침식사, 8시 반에 약 체크, 9시에 체혈, 혈압체크, 12시에 점심식사 1시에 점심 약 체크, 1시 반에 체혈, 혈압체크, 5시에 의사 회진, 6시 저녁 식사, 6시 반에 저녁 약 체크, 7시 체혈, 혈압체크.... 이런 똑같은 틀 안에 나의 시간을 끼어 맞춘 듯 한 느낌을 받아 본 적이 모두 있을 것이다. 나 또한 틀에 박힌 병원의 일정에 가만히 내 몸을 맡겨 본 적이 있다. 병원 안에서는 모든 것을 해준다. 이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약주고, 밥 주고, 웃게 해주고, 씻게 해주고.... 매번 똑같은 일상들이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계속 고민을 던져주었다. 고민을 하지 않고, 시간이 멈춰있었던 이 사람들은 싫었던 것이다.

그 다음부터 나는 이 사람들에게 의문을 갖게 되었다. 각자 어떤 비밀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기 시작하였다.‘이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다른 일상들은 없을까’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나는 그들에 대해 더 알기 위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다. 사회복지는 만만치 않게 어려웠다. 하지만 시작하면서 그들에게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고, 자원봉사 및 참여활동으로 그들에게 한 발짝씩 다가갔다.

병원에서만 있다가 그 다음이 궁금해져 갔다. 내가 말하는 그 다음이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병원 말고 갈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그렇다 나는 이때 사회복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복귀, 탈 시설화, 지역사회로 복귀 등등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이 사람들이 감각을 갖게 되고, 나처럼 병원이 아닌 곳에서 과연 지낼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고민의 연속이 되는 것 같다.

사회복귀시설에서 나는 처음에는 이런 생각들이 있었다. 정신장애인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항상 약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항상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도움이 필요하면 항상 나라는 홍반장이 도와주었던 것 같다. 이 사람들이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나는 병원에서 처음 생각하였던 마음을 잊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위해서 항상 앞서 나가서 걷고, 앞서서 배워서 알려주고 먼저 나서서 도와주었다. 나는 이 사람들의 부모가 아니다. 알려주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의 입장, 나의 역할을 바뀌게 되었다. 나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않은 사람들의 차이를 알게 해주고 차이에 대해서 차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나는 내 위치, 내 역할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이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기 위해서 얻어야 할 것들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해서 사회복귀시설이라는 곳에서 조금이나마 힘이라는 것을 얻고 나가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 아닌,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민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 나의 고민이자 나의 역할이다.

  • 담당부서정신건강정책과

  • 전화번호044-202-3857

  • 최종수정일2023년 08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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