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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신건강복지법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

[가작] 혼자서는 힘들지만 함께하면 가능한 회복

  • 작성일2017-07-14 13:46
  • 조회수483
  • 수상자최O열

<혼자서는 힘들지만 함께하면 가능한 회복>

군대에 갔다 와서 친구와 함께 방산시장에 있는 실크 인쇄소에서 일을 시작하였다. 친구와 함께 일을 했는데 그 친구가 일을 더 잘하는 것에 열등감에 사로 잡혀 어느날부터 친구와 따로 일을 했다. 그렇게 3년간 일을 하면서 점차 친구를 따라 잡아 일을 더 잘하게 되었다.

그때 처음 증상이 시작되었다. 그 친구가 나를 모함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서로 윙크를 하며 나를 매장 시킨다고 생각했다. F.B.I.가 나를 감시한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거기다 악마가 작용하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그렇게 병이 생겨 00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2달간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을 해서 2주간 집에 있다가 다시 취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을 하는데 이상한게 있었다.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선임자한테 욕은 얻어 먹고, 일은 마음대로 안되고... 답답한 마음에 술로 풀었다. 어느순간부터 일도 했다 안했다 불성실하게 해 직장을 유지할수가 없었다.

그후 00병원에 3번을 더 입퇴원을 반복하고서도 나는 점차 변해 갔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폭언을 하고, 툭하면 죽으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아버님은 이런 내 모습만 보다 돌아가셨는데도 나는 여전히 방황을 계속했다. 어머니는 나를 지켜보다 못해 통장에 40만원을 넣어주고는 미국에 있는 누님한테로 가버리셨다. 나는 홀로 버려진 것만 같았다.

그때부터 생활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찼다. '돈 없이 어떻게 사나.', '쌀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으로 두려움이 가득찼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족의 탓으로 돌리고, 여동생의 탓으로 돌리면서 화내고 술만 마셨다.

그렇게 무책임하게 세월을 보내다 '무엇을 해야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도저히 이대로 사는건 아니라는 생각에 당장 가능한 운동부터 해보기로 했다. 동네에 있는 헬스장에서 정말 열심히 운동을 했다. 3개월정도 운동을 지속하니 건강했던 이전의 나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또 다시 취업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내 바람과 달리 나와 사업주의 기대와 달리 업무를 해내는 능력이 부족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비장애인들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여동생과 매제도 어느날 독일로 유학을 가고 결국 혼자 남았다. 혼자 남은 나는 이전처럼 나를 챙기지 않았다. 돈이 없어 정신과 약을 처방받지 못할 정도로 엉망으로 생활을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불규칙한 생활관리에, 정신과 약 중단에 병은 재발하고, 어느순간 집을 다 때려 부수고 있고,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주변의 도움으로 발견되어 다행히 @@병원에 입원 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2년간 치료를 받고 퇴원과 함께 입소시설로 가게 되었다. 이것을 시작으로 나의 인생은 다시 시작되었다. 입소시설에서 한 7개월 정도 있으면서 자의로 술도 끊을 수 있었다.

입소시설의 사회복지사 한 분이 주거시설을 새롭게 개소를 하면서 그 선생님을 따라 군자역에 있는 00주거시설로 가게 되었다. 이 때 처음으로 중랑한울을 알게 되었다. 00주거시설에서 2년8개월 정도 있다가 먹골역에 있는 @@주거시설로 옮기고 나서 00주거시설과 다른 분위기에 한동안 적응하느라 힘이 들었다. 식사당번 수행하기, 빨래하기, 청소하기 등 기본적인 역할 조차도 버겁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꾸준하게 역할을 하면서 생활면에서는 조금씩 일상의 모습을 안정적으로 갖춰가기 시작했다.

스스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나 스스로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중랑한울 직원들이 세심하게 지원해줬지만 기본 생활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여전히 방황 중이었다. 한울자치모임 진행이라던지, 내가 해야하는 발표 같은 것이 있는 날이면 센터를 빠져 나와 거리를 배회하고 다녔다. 중랑한울의 지원으로 일자리를 구해도 힘들면 말없이 나와버렸었다. 그렇게 중랑한울 생활을 했었다. 무책임한 방황도 나에게 필요한 과정이었는지 시간이 지나자 부서장 역할을 맡기도, 자발적으로 청소나 주변을 관리하기도, 프로그램이나 동아리를 진행하기도 하며 나 자신의 힘을 키울 수 있었다. 내가 점점 회복되어 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중랑한울 직원들이, 주거시설 직원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좋아해 주고, 믿어주고, 증상/일상생활/약물/동료와 관계 등을 도와주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규칙을 어기거나, 큰 잘못을 하거나, 몰래 속이는 짓을 했음에도 묵묵히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주거시설 원장님의 모습에 더 이상 속이면 안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때 나는 진정으로 술을 끊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여러 사정으로 인근의 **주거시설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주거시설 원장님과 **주거시설 원장님 간 긴밀한 소통으로 옮긴 곳에서도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그 힘이 있어선지 지금까지 3년간 중랑한울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출근하고 있다.

지금의 나는 이전과 달리 앞에 벽이 있어도 피하지 않고 넘어 서려한다. 혹여나 흔들릴 때는 직원들과 동료들의 단호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스스로의 약속을 되새긴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내 생활을 잘 챙기는 것, 성실할 것, 포기하지 말 것... 나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중랑한울 직원들, 동료들, 주거시설 직원들 동료들 모두 내겐 너무 고마운 존재들이다. 감사하다.

  • 담당부서정신건강정책과

  • 전화번호044-202-3857

  • 최종수정일2023년 08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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